altair의 프로젝트 일기
홈서버 구축기 본문
서버 1 - 삼성 노트북
저번 글에서도 말했다시피 집에 두 라즈베리파이를 실행 중이었다. 하나는 깃랩 서버로, 하나는 나스로 말이다. 그러던 중 이모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시면서 오래된 노트북을 주셨다.
모델명은 NT300E5X-AD5S로 12년 8월에 출시되었다. i5-3570에 8GB 램, 256GB SSD를 탑재했다. 그 시절 노트북 치고 굉장히 큰 램과 저장공간을 갖고 있는 걸로 봐서 한 번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것 같았다. 유감스럽게도 디스플레이가 4초마다 한 번씩 2초간 멈추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이 참에 이 노트북을 서버로 만들기로 했다.
분해
256GB SSD를 제거한 모습이다. SATA 포드는 케이블로 보드에 연결되어 있다.
며칠 간 이 메인보드에 128기가 SSD만 꼽고 컴퓨팅 서버로 써먹어보았다. 우분투에서 커널을 컴파일 해 커널 버전을 5.15에서 6.2로 올려보기도 하고, intellij에서 ssh로 원격 개발 서버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이모가 또 낡은 노트북을 보내주셨다.
서버 2 - LG노트북
노트북 모델은 R560-SR66K다. 이 모델은 훨씬 오래 전인 2009년 12월에 출시되었다. 인텔 코어2 듀오에 램 2GB, 320GB HDD가 탑재되었다. 설치된 OS가 훨씬 전에 지원 종료된 윈도우 7이다.
생에 처음 피시방에 갔을 때 그 곳 컴퓨터가 윈도우 7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등학교까지 피시방에선 윈도우 7을 사용했고, 수능이 끝난 2017년이 되고 나서야 윈도우 10을 피시방에서 볼 수 있었다.
어쨌든 이 성능으로 서버를 구동하기엔 성능에 비해 전기를 많이 먹을 것 같으니, 청소 겸 분해를 해보았다.
우분투 서버를 깔아 성능을 테스트해본 결과, 역시 코어2 듀오는 이제 놓아주어야 할 듯 했다. 홈서버로 쓰기엔 너무 느리고 성능에 비해 전기는 많이 먹었다. 디스플레이는 멀쩡하니 그냥 재조립하여 유튜브/트위치 머신으로 쓰기로 했다.
서버 3 - 직접 만들기
노트북이 두 개나 생기고 여러 부품들이 손에 들어왔다. DDR3 4GB 램 두 개가 있고, SSD와 하드디스크만 서너 개가 있다. 게다가 오래 전 데스크탑을 바꿀 때 기념으로 남겨두었던 i5 CPU도 발견했다.
4코어 4스레드 CPU이므로 홈서버 용으로는 제격이다. 게다가 DDR3 메모리도 지원하니 이 부품들을 쓰면 아주 싸게 새 홈서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니 알리에 이 모든 것을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있었다.
예전 데스크탑에서 쓰던 H110 칩셋에 노트북용 DDR3를 지원하는 mini-itx 메인보드다. 게다가 m.2와 sata, hdmi 등 기본적인 것도 모두 달려있다. 후기에도 한국인이 G4500 펜티엄을 넣어 바이오스에 들어간 사진이 있으니 꽤 믿을만 했다. 여기에 CPU 쿨러, mini-itx 케이스, 전원 어댑터만 구매하면 작은 홈서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케이스는 그냥 쿠팡에서 제일 싼 걸 골랐다.
어댑터는 주의해서 구매해야 한다. 위 메인보드는 19V 5A, 또는 12V 10A를 지원한다. DC잭의 직경은 5.5*2.5이다. 나는 LG제품과 호환되는 19V 4.74A짜리를 구매했다. 여유가 된다면 전압은 같고 전류가 더 높은 어댑터를 사용해도 된다.
쿨러는 50mm이하의 낮은 쿨러를 샀지만 소음이 너무 큰 관계로 주소는 공유하지 않겠다... 조만간 다른 걸로 교체할 예정...
모든 부품이 도착하는데 약 2주가 걸렸다.
조립
가장 중요한 메인보드다. 알리에서 시켰지만 생각보다 좋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버튼 배터리는 수입 물품인 관계로 포함되지 않는다. 따로 구입해야 한다.
바이오스도 아주 잘 들어가지고 오래되서 고장났을지 걱정했던 CPU도 잘 잡하는 모습이다. 메모리도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 놀랍게도 이 메인보드는 WOL(Wake On Lan, 인터넷으로 장치를 킬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 물론 운영체제에서도 설정해야 한다.
지출한 총 비용은 약 14만원이었다. 예전 부품을 재활용해 싸고 깔끔한 홈서버를 만들 수 있었다.
마무리
노트북으로 밖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참 마음에 안들게 배터리가 빨리 없어지곤 한다. 예를 들어 코드 컴파일이나 테스트 같은 작업은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것에 비해 많은 자원을 먹는다. 게다가 Intel 맥북을 쓰는 입장에서 안그래도 느린 성능과 짧은 배터리 타임을 코드 컴파일에 써야한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가끔은 라즈베리파이 홈서버에서 컴파일하곤 했지만, 라즈베리파이 자체가 좀 느리기도 하거니와 ARM 아키텍쳐 특성상 호환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Docker 컨테이너가 ARM을 지원하지 않는다던지 말이다. Jetbrains IDE들도 ssh로 개발하려면 최소 2코어, 4기가 이상의 사양을 요구하는데, 라즈베리파이로 이를 구동하면 너무 느리거나 불가능했다.
이번에 고성능 홈서버를 새로 구축하면서 위의 문제가 싹 사라졌다. Docker로 RocketChat을 올려 친구들과 떠들거나, DB를 올려 실습을 해봤다. Docker로 마인크래프트 서버도 올려서 친구들과 몇 시간 해봤다. SSD도 1테라 짜리를 설치해 LVM 같은 서버 기능들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주피터 노트북도 올리고 Jetbrains Rider도 설치해 원격 개발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개발에 뜻이 있는 사람으로서 비록 작지만 직접 내 눈앞에서 서버를 조립해보고, 설치해보고, 여러 프로그램을 사용해보는 것이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터미널 사용법이나 리눅스 사용법, gcc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 사용법에 익숙치 못한 학우들을 많이 보았다. 이런 학우들을 위해 교수님들이 친절히 소개해주시곤 했는데, 직접 서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보면서 나는 금방 그런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WOL기능도 잘 작동하니 이제 원할 때 고성능 서버를 아무데서나 편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매우 만족스럽다.
추가
처음 장착했던 쿨러가 소음이 너무 커서 다른 쿨러로 교체했다. ID-COOLING의 IS-40X를 쓰고 팬만 녹투아 92mm 팬으로 교체했다. 처음 써보는 녹투아 팬인데 듣던 대로 정말 조용했다. 풀로드시에도 아주 조용하고 거슬리지 않는다.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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