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air의 프로젝트 일기
리눅스와 실사용 본문
방학 동안 리눅스 민트, 우분투, 오픈 수세, CentOS, 페도라를 사용해 봤다. 민트를 가장 오래 썼고 그 환경에서 여러 프로젝트도 개발했다. WordFinder와 PasswordManager는 민트에서 PyQt5로 개발했다. 그것 외에 일상적인 운영체제 사용 경험에 있어서 느꼈던 점을 쓰고자 한다.
실사용이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거 실사용할 때 불편하지 않나요?'
'실사용에 가장 좋은게 뭔가요?'
운영체제에 한정해서 볼 때, 실사용하기 알맞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누구는 실사용을 생각한다면 윈도우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한다. 또 누구는 오히려 리눅스가 실사용에 더 편하다고 한다. 이런저런 논의들을 보며, 한 유튜버가 자유도에 대해 논한 영상이 떠올랐다.
과연 게임에서의 자유도는 무엇일까?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 이라는 한 마디로는 부족하다.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자. 게임 속 세상에서 무법자처럼 행동할 수 있는 것? 퀘스트를 진행하는 방식과 순서를 내 맘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 퀘스트 자체를 내가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것? 아니면 아무런 목표조차 없는 것?
게임을 평가할 때 많은 사람들이 자유도를 논한다. 그 부분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아지는 이유는 자유도의 개념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마다 느끼는 자유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목표 자체를 내가 설정하는 것이 자유도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때문에 '자유도'의 대명사 격인 GTA5를 하면서 내가 그렇게 자유롭다고 느끼지 못했다. 언제나 선형적인 목표와 정해진 수단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게임을 즐기면서 도로를 달리고 npc들에게 총을 쏠 수 있지만, 오로지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나는 그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있어 GTA5는 콜 오브 듀티나 어쎼신 크리드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반대로 Kerbal Space Program이나 림 월드, 스텔라리스, 문명5 같은 게임들은 정말 많은 자유도를 느낀다. 언제나 내가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필요한 수단을 가장 효율적으로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게 있어서 자유도는 목표의 자유로운 설정이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는데 결론은, 실사용이라는 용어도 자유도처럼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사용이라는 용어의 정의가 서로 다른데 어떻게 한 운영체제의 실사용 경험을 이야기 할 수 있는가?
나의 실사용
내게 있어서 실사용은 다음을 의미한다.
- 쾌적한 웹 서핑
- 영상와 이미지의 쾌적한 재생
- 터미널과 여러 개발자 도구들의 원활한 설치와 사용
- 게임들의 원활한 설치와 실행
- 최대한 많은 서드파티 응용 프로그램 지원
- 세련된 GUI 디자인
- 쉬운 OS 설치
하지만 다음과 같은 요소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 문서 작업
- 결제나 HTS와 같은 금융 작업
- CLI로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음
학생으로서 텍스트 파일이나 워드 파일, PDF, PPT 이상의 문서 작업을 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그런 파일들을 많이 관리해야할 경우도 없었다. 단지 과제 한 두개만 작성하면 된다. 결제나 주식 거래는 주로 스마트폰으로 하기 때문에 딱히 컴퓨터로 할 필요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리눅스 계열 운영체제의 장점으로 터미널을 꼽는다. 하지만 윈도우, 맥, 리눅스를 모두 사용해본 입장에서 터미널이 분명 강력한 도구라는 것은 맞지만, 더 편하고 익숙한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불편하고 익숙하지도 않은 옛날 도구를 사용할 이유가 없어보인다. 많이 써서 익숙해지면 된다고들 하지만 익숙해져야 하는 도구라면 그것은 그렇게 좋은 도구가 아닌 것 같다. 몇몇 직관적인 기호들만 알면 클릭 몇 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운영체제에서는 -h를 쳐서 도움말까지 읽어보고, 직관적이지도 않으면서도, 그 작업이 끝나기 전에 다른 작업을 할 수도 없는 도구를 굳이굳이 꺼내어 써야하는지 의문이다.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괜히 GUI로 꾸며져 있을까? 그들이 터미널을 다루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서드 파티 응용 프로그램 지원은 내게 가장 중요한 요소다. 리눅스 민트를 사용하다가, 딱 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그 프로그램의 설치파일이 .exe일 때, 얼마나 짜증이 솟구쳤는지 모른다. 파이썬으로 한참을 디버깅하다가 깨달은 오류의 원인이 모듈의 리눅스 미지원일 때 기분은 또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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